“돈 바치면 회원자격 박탈”…퇴치운동 가속도
“더는 마피아에 뜯기고 살 순 없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대표적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의 두목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74)가 체포된 뒤, 마피아의 ‘본산’시칠리아에서 마피아 퇴치 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3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경제인총연합회 시칠리아 지부는 지난주말 회의를 열어 마피아한테 상납금을 내는 업체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에토레 아르티올리 총연합회 부회장은 결의 뒤 “마피아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커다란 피해를 끼치는 암적 존재”라며 “시칠리아에 군대를 보내 사태를 중재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시칠리아 지부의 이런 ‘과감한’ 결의는 한 건설업자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촉발됐다. 건설업자 안드레아 베치오는 얼마 전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마피아에게 상납금을 바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후 베치오는 마피아한테서 네 차례나 살해 협박을 받았으며, 그의 가족들은 현재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팔레르모대학 조사 결과, 마피아는 이탈리아의 노점상에서 호텔·건설업자들에 이르기까지 매달 80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상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수입은 줄잡아 140억달러에 이른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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