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가 10년 전 교통사고로 숨진 사고 현장의 추모 조형물에 31일 새벽 추모객들이 모여들었다. 파리 센강 북쪽 알마터널 지상에 설치된 ‘자유의 횃불’엔 다이애나에게 보내는 꽃과 엽서가 가득하다. 파리/AFP 연합
타블로이드 언론들 “양심의 가책” 고백하기도
1997년 8월31일 세상을 떠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10주기를 앞두고 다이애나가 살았던 런던 켄싱턴 궁전의 정문에는 꽃다발과 각종 추모카드가 가득하다. 81년 동화 같은 결혼식으로부터 96년의 이혼과 97년 사망에 이르기까지 영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았던 ‘레이디 디(Di)’에 대한 추모의 표시다.
최근 세계 언론은 다이애나를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윌리엄과 해리 왕자가 지난 7월1일 어머니의 46번째 생일에 연 다이애나 추모 콘서트에는 6만3천명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다이애나 관련 책도 최근 15권이나 발간된 것으로 전한다. 다이애나와 이혼한 찰스 왕자와 결혼한 커밀라 파커 볼스가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수 있을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일기도 했다. 커밀라가 다이애나의 남편을 뺏었다고 생각하는 많은 영국인들 때문에 결국 그는 참석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다이애나의 죽음을 석연치 않게 여기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10년 전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집트 재벌 남자친구 도디 알 파예드와 승용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당시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각각 ‘비극적인 사고’였다는 수사결과를 냈지만, 그들의 결혼을 원치 않는 영국 왕실이 비밀리에 ‘제거’했다거나, 지뢰 금지운동을 벌여온 다이애나를 싫어했던 무기상인들이 배후에 있다는 등 음모론은 끊이지 않는다.
당시 ‘위험한 관심’으로 다이애나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받았던 영국의 주요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최근 다이애나의 사망과 관련해 “양심의 가책”과 “책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