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경품 바닷속 은닉중 5억달러 17세기 금·은화 발견
지난 5월 대서양에서 발견된 ‘보물’(<한겨레> 5월21일치 16면) 소유권을 놓고 미국의 심해 탐사회사와 스페인 정부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발견된 금·은화 등 보물은 무게가 17t에 이르며, 값어치는 5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스페인 정부는 발견된 ‘보물선’이 1804년 영국 함대의 공격으로 침몰한 목조 전함 ‘메르세데스’호라고 주장한다. 이 사실이 확인되면 ‘전함은 주권 면제’라고 규정한 국제해양법에 따라, 선박과 화물은 오롯이 스페인 정부에 귀속된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심해탐사회사 오디세이 머린 익스플로레이션 선박 2척에 계류 명령을 내렸으며, 소유권 소송을 낼 예정이다.
그러나 특정 국가의 소유 선박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면, 건져올린 오디세이 쪽이 보물의 최대 90%를 가질 수 있다. 오디세이 쪽은 이 배가 1641년 침몰한 영국 상선 ‘머천트 로열’이라고 주장한다. 스페인 영해 밖에서 발견된데다, 동전 모양이 메르세데스호 때와 시대를 달리한다는 점을 근거로 미국 법원에 판결을 요청했다.
한편, 이 보물들은 오디세이가 볼보자동차 이벤트 대행을 맡아 준비하던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사는 5월4일부터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개봉 기념 판촉행사로 바닷속 보물찾기를 준비했다. 온라인 퍼즐게임을 가장 먼저 푼 사람이 찾도록, 최근 출시한 볼보 콤팩트카 C30의 열쇠와 금화 5만달러어치가 든 보물상자를 스페인 지브롤터 인근 바닷속에 감추던 중에 이 보물선을 발견한 것이다. 오디세이와 스페인 정부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볼보를 인수한 미국 포드자동차는 2일 이 사실을 자사 인터넷망에 공개했다. 양쪽의 대립으로 바닷속 탐험 이벤트 역시 마냥 미뤄지고 있다. 김외현 조일준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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