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의 사회민주당(SD) 대표인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가 1일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당사에서 총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이 승리했다.
1일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보면, 개표가 98.13% 완료된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가 이끄는 좌파 성향 야당 사회민주당(SD)이 23.42%를 얻어 득표율 1위에 올랐다. 친서방 정당인 ‘진보적 슬로바키아’(PS)는 16.75%를 얻어 2위에 머물렀고, 또 다른 좌파 정당 ‘흘라스’(목소리)가 15%를 얻어 뒤를 이었다.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집권하려면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언론에선 득표율 1위에 오른 사회민주당과 3위 흘라스 등 좌파 진영이 중심이 되어 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회민주당을 중심으로 연정이 구성되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온 슬로바키아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슬로바키아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어서, 나토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노선에도 혼선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2006∼2010년과 2012∼2018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낸 피초 전 총리는 그 동안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재집권하면 “더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도 반대해 왔다.
슬로바키아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에 미그-29 전투기 등 무기를 지원해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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