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런던 본부의 모습. EPA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일시 멈췄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21일(현지시각)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로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잉글랜드은행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세계적 대확산 여파에서 벗어나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진 2021년 12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14회 연속 올려왔다.
잉글랜드은행은 통화정책회의 위원 9명 중 5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택했고, 4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위원 중 한 명인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에 표를 던졌다.
잉글랜드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택한 데는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 및 영국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점 그리고 미 연준 금리 동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국 8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달 대비 6.7% 올라 지난해 3월(6.2%)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영국 경제성장률은 -0.3% 그리고 내년에는 1%로 전망했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최하위권 수준이다. 앞서 전날인 20일 미 연준은 현행 5.25~5.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다만, 잉글랜드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영국 물가상승률은 잉글랜드은행 목표 수치인 2%보다 여전히 3배 이상 높다.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성명을 내어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간 많이 하락했다. 그것은 반가운 소식이다”며 “그러나 현실에 안주할 여지는 없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결정을 계속 내릴 것이다”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20일 미 연준 제롬 파월 의장도 “우리는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올해 안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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