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서 귀국 길에 오른 다음날인 18일 왕이 중국외교부장(장관)이 러시아를 찾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초청으로 18∼21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18차 중-러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앞선 13일 러시아 외교부도 두 외교 장관이 모스크바에서 만날 예정이라며 “최고위급 및 고위급 접촉을 포함한 광범위한 양자 협력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왕 부장에게 13일 이뤄진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북-러 간 협의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중-러 외교장관은 다음달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은 지난 7월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의 초청에 따라 다음달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하는 제3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면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아동 불법 이송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후 사실상 첫 외국 방문이 된다.

한편,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17일 “북한에 대한 제재는 우리가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선언했다”며 러시아는 북한과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국영 ‘로시야1’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해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북한에 제재를 선언하지 않았다. 안보리가 했다”며 “항의는 안보리에 하라. 우리는 북한과 평등하고 공정한 상호 작용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15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북 관계를 발전시킬 기회를 찾을 것”이라면서도 “우린 아무 것도 위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에게 군사기술을 지원하려면 불가피하기 위반해야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관련해 서로 엇갈린 발언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2006년 북한 핵실험 이후 2017년 12월까지 10차례에 걸친 안보리의 대북 제제 결의에 모두 동의한 바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