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씨가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권씨는 16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위조 여권 사용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던 이전 재판과 달리, 혐의를 인정했다고 <연합뉴스>가 17일 보도했다.
권씨는 “코스타리카 여권은 싱가포르에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벨기에 여권은 다른 에이전시를 통해” 각각 발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코스타리카 여권으로 전 세계를 여행”했고 따라서 “여권의 진위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씨는 판사가 에이전시의 이름을 묻자 “중국말로 돼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며 말끝을 흐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씨가 가진 벨기에 여권은 가명과 가짜 생년월일로 되어 있다며 나쁜 의도로 여권을 만든 게 분명하다며 재판부에서 적법하게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애초 여권 위조 여부 확인 절차로 재판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권씨가 입장을 바꿔 혐의를 인정하면서 재판부는 오는 19일을 선고 기일로 정했다. 하지만 불법정치자금 수사가 시작되면서 송환 일정은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 후 잠적한 권씨는 지난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해 출국하려 한 혐의로 검거돼 재판에 넘겨졌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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