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에 올림픽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입장권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시민들은 물론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게 모두를 위한 올림픽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은 11일 올림픽 경기 티켓 2단계 판매가 시작된 지 사흘 만에 입장권 가격이 육상 준결승전은 980유로(약 138만원), 개막식은 2700유로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2024 파리 하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월 경기 세 종목 관람권 패키지 판매(1단계)를 시작으로 11일 단일 경기 관람권 판매(2단계)를 시작했다.
앞서 조직위는 ‘모두를 위한 올림픽’을 내세워 경기 티켓 100만장을 단 24유로(약 3만4천원)에 팔기로 했다. 24유로 티켓 100만장 가운데 15만장은 2단계 판매 때 풀렸다. 하지만 이 표가 초반에 불티나게 팔리자 비싼 표만 남게 된 것이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최저임금의 두 배에 달하는 개막식 티켓(약 382만원)이라니, 농담인가?”라고 적었다. 프랑스의 최저임금은 현재 시간당 세후 9.11유로 한달 급여로 따지면 약 1383유로(약 196만원)이다. 400만원에 달하는 개막식 표를 사려면 최저임금 기준으로 두 달 치 월급을 모아야 한다.
선수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올림픽 7종 경기에서 두 차례 우승한 벨기에 육상선수 나피사투 티암은 벨기에 언론 인터뷰에서 “내 가족들이 나를 보러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표가) 너무 비싸다”라고 말했다. 세계 유도 동메달리스트인 프랑스 선수 아망딘 뷔샤르도 트위터에 “모두가 접근 가능한 올림픽이라고 했는데…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볼 수 있게 대출을 받아야 한다”라고 적기도 했다.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체육부 장관은 16일 프랑스 하원에서 “24유로 티켓이 있지만 너무 빨리 팔린다”라고 인정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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