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왼쪽부터),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키르기즈스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타지키스탄 대통령 에모날리 라흐몬이 9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대전에서 승리한 전승 78돌 행사에 꽃을 바치고 있다. 사진기자단, EPA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민간인 2만3606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8일(현지시각) 자료를 내어 2022년 2월24일부터 2023년 5월7일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민간인 8791명이 숨지고 1만48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들 민간인 피해 수치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에서 확인한 것만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유엔이 덧붙였다.
민간이 사상자 중 어린이는 1535명으로 집계됐다. 남자아이가 704명(사망 271명, 부상 433명), 여자아이가 526명(사망 217명, 부상 309명), 성별이 확인 안 된 아이가 305명(사망 31명, 부상 274명)이었다.
어른의 경우는 남자가 사망과 부상을 포함해 8065명, 여자가 5097명, 성별 미확인이 8909명이었다. 지역별로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싸움터였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과반인 1만2720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그 외 다른 지역에서도 1만886명이 피해를 봤다.
러시아군 점령지보다는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4배 가까이 많은 민간인 피해가 났다. 러시아군 점령지에서는 민간인 사상자가 4607명(사망 1971명, 부상 2636명)인 반면, 우크라이나군 통제지역의 사상자는 1만8990명(사망 6820명, 부상 1만2179명)이었다. 이런 차이는 그동안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무차별 폭격을 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인 피해는 전쟁 초기 주로 집중됐다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개전 직후인 지난해 2월 24일부터 28일까지 불과 나흘 만에 362명에 이른 민간인 사망자는 다음 달인 3월 한 달 동안 410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월 799명, 5월 535명, 6월 426명 등으로 점차 줄어들었고, 올해 들어선 1월 199명, 2월 141명, 3월 181명, 4월 179명 등으로 100명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직접 전투를 벌이는 군인의 피해 규모는 당연히 이들 민간인의 피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온라인에 유출되어 논란을 일으킨 미군 기밀문서는 두 나라의 군인 사상자가 35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했고, 지난해 말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두 나라에서 20만명 넘는 군인이 숨지거나 다쳤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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