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총리 카야 칼라스가 5일(현지시각) 수도 탈린에서 총선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스토니아 총선에서 집권 개혁당이 극우 정당의 도전을 물리치고 제1당이 됐다.
에스토니아 선거관리 당국은 5일(현지시각) 거의 마무리된 총선 개표 결과 카야 칼라스 총리가 이끄는 ‘개혁당’이 31.6%를 얻어, 16% 득표에 그친 극우정당 ‘에크레’의 추격를 넉넉하게 따돌렸다고 밝혔다. 그 뒤로 중앙당(14.7%), 에스토니아 200(13.7%), 사회민주당(9.4%), 조국당(8.3%) 등이 뒤를 모았다. 에스토니아 의회 의석은 모두 101석이다.
중도 우파인 개혁당은 집권을 이어가기 위해 다른 정당과 연정을 추진해 의석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칼라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우리는 극우정당인 에크레를 연정에서 배제해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당은 선거를 앞두고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까지 끌어올리고 세금 감면과 동성 파트너를 인정하는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칼라스 총리는 극우정당 에크레를 겨냥해 “우리의 최대 경쟁자는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돕지 말고 우리의 이익만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우리는 개방된 서구화한, 다른 나라와 우호적인 유럽의 스마트 나라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칼라스 총리는 에스토니아 사상 첫 여성 총리로, 개혁당 창당 지도자 중 하나인 심 칼라스 전 총리의 딸이다.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인구 130만명의 작은 나라로,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국내총생산의 1%를 넘어서, 경제규모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칼라스 총리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에크레와 중앙당을 뺀 다른 당들도 같은 노선을 걷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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