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수석장관이 23일(현지시각) 에딘버러 자치정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기자단 AFP 연합뉴스
여성을 성폭행한 뒤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논란 끝에 남성교도소로 이감됐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교정당국은 26일(현지시각) 트랜스젠더 여성 ‘이슬라 브라이슨’(31)을 콘튼 베일 여성교도소에서 에이치엠피 에딘버러 남자교도소로 옮겨 수감했다고 영국의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브라이슨은 성전환 이전 2016년과 2019년 ‘애덤 그레이엄’이란 이름의 남자일 때 두 차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24일 글래스고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다음달 형량 선고를 앞두고 코튼 베일 여성교도소에 수감됐다. 그가 재판을 받는 도중 여성으로 성전환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법정에서 최근 성전환을 위해 호르몬 약을 먹고 있으며 곧 수술을 받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를 여성교도소로 보낸 것을 둘러싸고는 여성 재소자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스코틀랜드 당국은 그의 수감 장소를 남성교도소로 바꾼 것이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니콜라 스터전 수석장관은 “성폭행 전과자를 여성 교도소에 가두는 것이 문제라는 데 동의한다”며 “브라이슨을 콘튼 베일 여성교도소에 수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은 자동적인 권리가 아니다”며 “다른 재소자의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각각 개인별로 엄격한 위험평가를 거쳐서 수감장소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이슨은 재판에서 4살 때 트랜스젠더임을 알았지만 29살이 될 때까지 성전환을 결심하지 않았다가 지금은 호르몬을 복용하고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이슨의 전처 쇼나 그레이엄(31)은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그가 한 번도 성 정체성 혼란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며 사법 당국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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