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 외곽 마을인 키우샤리우카 마을에 가까운 한 도로에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가 보인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1월에 새로운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1월 또는 2월께 새로운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실린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약 15만명 정도는 다른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했다”며 “(징집된 이들이) 최소 석 달 정도 준비 기간을 거친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해처럼 아마도 내년 2월에 다음 공격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게 그들의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내년 초 러시아가 새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각국도 최근 전투 상황이 소강 국면에 들어가 있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예비역 부분 동원령’을 내리며 30만 병력을 징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일부는 기초적인 훈련만 받고 전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전체의 절반 정도는 철저하게 훈련을 받은 뒤 향후 공격을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이란에서 미사일을 조달하고 러시아 쪽 비평가들이 “러시아 당국이 물러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계속하는 점도 러시아군 내년 초 공격 재개 가능성 근거로 본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도 내년 1월 또는 2∼3월께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쪽 지역, 그리고 우크라이나 북쪽에 접경한 벨라루스를 통 대규모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때 처럼 내년 초에 수도 키이우 점령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비롯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육군 사령관이 ‘앞으로 몇 달이 아주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같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20만명에 달하는 새 부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서방의 한 소식통은 <이코노미스트>에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총사령관이 이 전쟁을 수년짜리 분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12월 중순 현재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어느 한쪽도 눈에 띄게 전진하지 못하는 등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진 듯하지만, 양쪽 모두 연말 휴전 가능성을 일축하며 전투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올렉시 그로모우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대변인(준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땅에 점령군이 남아 있지 않을 때만 우리 쪽에서 완전하게 전투를 중단할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로 전날인 14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도 “크리스마스 또는 새해 휴전은 우리 의제에 없다”고 말했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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