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국가안보위원회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일 국경에서 최대 720km 떨어진 러시아 군사시설에 드론 공습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식 선제타격’ 개념을 언급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관련한 위협을 이어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사용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자 “미국은 선제타격의 개념을 갖고 있고, 무장해제 타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자국 안보를 위한 미국의 이런 개념을 (러시아가) 채택하는 것을 생각해보고 있다”고 답했다.
무장해제 타격은 상대방이 보유한 핵무기 등 위협을 제거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것을 뜻한다.
푸틴 대통령은 “잠재적인 적이 선제타격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우리는 그렇지 않고 있다면, 이런 타국의 방어태세가 우리에게 어떤 위협을 미칠지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제타격이란 지휘 시설 파괴를 의도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시스템은 미국보다 더 현대적이고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위협이 거듭되자 미국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같은 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오펏 공군기지에서 열린 전략사령관 이취임식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인하고 이유 없는 전쟁을 계속함에 따라 전 세계는 푸틴이 매우 무책임하게 핵에 관여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핵보유국들은 도발적인 행동을 피하고 확산 위험을 낮추며 긴장 고조와 핵전쟁을 방지해야 할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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