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리아 북부 알말리키야에서 쿠르드족들이 튀르키예 공습으로 숨진 이들의 장례식에 참석해 슬퍼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튀르키예 국경 지대에 쿠르드족 무장단체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이 떨어져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이스탄불 ‘폭탄 테러’ 뒤 튀르키예와 쿠르드계 무장세력 사이 보복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21일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주 카르카므시 지역에 쿠르드족 무장세력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와 교사 등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켓은 카르카므시 고등학교와 주택 등에 떨어졌다. 레제프 다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쿠르드족 무장단체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며 “이번 작전은 공습에만 국한하지 않을 것이며 지상군을 참여하게 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단은 지난 13일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다. 이 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80명 이상이 다쳤다. 튀르키예는 테러의 배후에 쿠르드족 무장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시리아수호부대(YPG)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조직은 테러와의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튀르키예는 20일 두 조직의 근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 89곳을 F-16 등 전투기 50대와 무인기 20대 등을 동원해 공습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테러리스트 184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수호부대가 참여하고 있는 무장세력인 시리아민주군(SDF)은 튀르키예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이스탄불 테러사건, 튀르키예 보복 공습, 로켓 공격 그리고 이후 튀르키예가 또 다시 반격을 예고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 중인 러시아는 튀르키예에 자제를 요청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대통령 특사로 시리아에 간 알렉산더 라브렌티에프는 기자들을 만나 “시리아 북부와 북동부 지역뿐 아니라 전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의 튀르키예 동료들에게 자제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바샤르 아사드 정권과 이에 반대하는 세력 간의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으며,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무장세력을 격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리아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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