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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네덜란드 법원 “298명 희생된 말레이 여객기 격추 러시아 소행”

등록 2022-11-18 15:30수정 2022-11-18 17:12

2014년 미사일 맞아 298명 사망
피고인 3명에 종신형
러시아, 신병 인도 거부 실제 처벌은 어려울 듯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17)의 잔해들. AP 연합뉴스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17)의 잔해들. AP 연합뉴스

네덜란드 법원이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하늘에서 추락해 탑승자 298명 모두가 숨진 사건에 대해 사건 발생 8년만에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피고인 3명을 종신형에 처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들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아 실제 처벌은 어렵다.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지난 2014년 7월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가던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여객기가 미사일을 맞아 추락한 참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던 피고인 4명 중 3명에게 17일(현지시각)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등 외신이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여객기가 아닌 군용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고의적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여객기가 당시 러시아산 부크 미사일 체계에 의해 격추됐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러시아인 3명, 우크라이나인 1명으로 모두 4명인데, 이 가운데 러시아인 2명, 우크라이나인 1명이 종신형을 받았다. 러시아인 이고르 그리킨은 이른바 친러시아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방에 세운 자칭 독립국 중 한 곳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군부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그를 포함한 러시아인 2명은 전직 러시아 정보당국 요원, 나머지 우크라이나인 1명은 친러 분리주의자라고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현재 러시아에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2014년 7월17일 탑승자 298명을 태운 MH17편 여객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로 가던 중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 당시 이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친러 분리주의 무장단체와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수달 전부터 군용기가 격추되는 등 전투가 상공으로 확대되던 상황이었다.

승객 가운데는 어린이가 80명이나 있었다. 승객의 국적은 17개 나라에 걸쳐 있다. 이 가운데 네덜란드인이 196명으로 가장 많았고 말레이시아인 43명, 오스트레일리아인 38명, 영국인 10명 등이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당국 주도로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이 참여한 국제조사가 이뤄졌다.

국제조사팀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친러 반군 조직의 소행으로 결론 내리고 지난해 초 용의자로 지목된 러시아인 3명, 우크라이나인 1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참사의 피해자 유가족들은 당시 국제사회가 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더 강력한 대응을 했더라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방은 이날 판결을 환영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이번 판결이 “정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적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등 서방은 이날 판결을 환영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트위터에 판결을 환영하며 “그러한 범죄에 대한 면책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위터에 “MH17을 격추한 범죄자들에 대한 첫 선고”라며 “러시아의 악행에 대한 처벌은 그때나 지금이나 불가피하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판결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며 반발했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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