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이 1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 개장 종을 울린 뒤 박수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두 나라 군인 20만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이 9일(현지시각) 말했다.
밀리 의장은 이날 밤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러시아군 장병 10만명이 전사하거나 다쳤으며 우크라이나군 장병도 비슷한 규모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두 나라에서 20만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것은 지난 2월말 전쟁 이후 지금까지 260여일 동안 날마다 769명씩 피해를 입었다는 걸 뜻한다. 밀리 의장은 민간인 피해도 커서 우크라이나인 4만명이 죽거나 다쳤고 3천만명이나 되는 사람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이 수치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가 9월 발표한 러시아군 장병 전사자는 5937명이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러시아 국방부가 실제보다 전사자를 줄여서 발표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우크라이나는 자국군 전사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희생자가 우크라이나군 희생자보다 10배 많다고 주장했다.
밀리 의장의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장병의 전사나 부상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반박했다. 유리 사크 국방부 보좌관은 “우리에겐 희생자가 있고, 어떤 희생도 비극”이라면서도 “우리는 인해전술을 쓰지 않기 때문에 희생자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의 최고 우선 순위는 장병들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이날 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이 되면 러시아군도 재정비에 나서며 전투가 소강상태가 되기 때문에 양국이 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최근 남부 헤르손 등에서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어서 쉽게 휴전에 나설 분위기가 아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얼마 전 협상 조건으로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 △배상 △책임자 처벌 등 러시아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내놓았다.
러시아 역시 협상에 열려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선 러시아가 점령한 루한스크·도네츠크·헤르손·자포리쟈 등 4개주 주민들이 “영구히 우리 시민이 됐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