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 참석을 앞두고,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를 만났다. 중-러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의사소통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3일 양 정치국원이 전날 데니소프 대사를 만나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도 아래 양국 관계가 늘 정상적인 궤도를 밟고 있다. 양국은 핵심적 이익에 있어서는 서로를 꿋꿋하게 지지하고, 국제 다자간 무대에서도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해 양국 간의 수준 높은 전략적 협력을 계속 수행하고, 양국의 공통된 이익을 지키며, 국제 질서를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촉진하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데니소프 대사는 “두 국가 정상의 지도 아래 양국 관계가 상당한 성과를 달성했고, 역사상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양국 관계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나라가 언급한 ‘핵심적 이익’이란 중국에겐 지난달 2~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문한 대만 문제, 러시아에겐 치열한 접전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문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양국이 서로의 핵심적 이익과 관련해 상대를 “꿋꿋하게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두 개의 전선’에서 중·러 모두와 갈등 중인 미국과 관계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의 회의 참석을 앞두고 중-러가 외교적 소통을 마침에 따라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때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미국의 ‘일극질서’에 대항해 “국제 질서를 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만드는” 다극질서를 구축해 가겠다는 공동 메시지를 내놓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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