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홀리루드 궁전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모실 운구차가 도착하고 상여꾼들이 관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4일부터 런던 웨스트민스터궁(국회의사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치된 관이 대중에 공개된다. 영국 정부는 인파가 몰릴 수 있어 문상객들이 수 시간, 길게는 밤새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며 적절한 옷가지와 음식을 가져 오라고 안내했다.
10일(현지시각) 영국 의회는 14일 수요일부터 19일 월요일 오전까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웨스트민스터 홀에 모시게 된다”고 공지했다. 영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각) 누리집에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열리는 일반공개에 참여할 때 참고해야 할 ‘세부 지침’을 공개했다. 장례식 전까지 이어지는 이 행사는 14일 오후 5시부터 장례식 당일인 19일 아침 6시 반 전까지 24시간 가능하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현지 언론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마지막 조의를 표하고자 하는 문상객들이 웨스트민스트 궁에 “줄을 길게 서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러 시간 동안 또는 밤을 새워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또 인근 지역에서 버스나 지하철이 연착되거나 도로가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돼 유해가 일반에 공개됐던 것은 200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친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20만명 넘는 문상객이 조의를 표하려 몰렸다.
일반 문상객들은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여왕의 관까지 직접 걸어가 조의를 표할 수 있다. 다만 여왕의 관은 닫혀 있을 예정이다. 문상객들은 공항처럼 보안 검색을 거치게 된다. 여닫는 곳이 하나인 가방 1개씩만 가져올 수 있으며 반입 가능 품목도 제한된다. 장내에서는 침묵해야 한다.
12일(현지시각) 영국 정부에서 공지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문상객 반입 금지 품목. 영국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부 누리집 갈무리
영국 정부는 예를 갖추기에 알맞은 복장을 입어야 하고 “정치적이거나 공격적인” 표시가 있는 옷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기다리는 동안 추울 수 있으므로 따듯한 옷을 챙겨오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우산이나 자외선 차단제를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영국 정부는 장내에 있는 동안 휴대전화를 끄거나 무음 모드로 설정해 소음을 최소화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보안 검색 구역과 웨스트민스터 궁에서 동영상과 사진 촬영, 그밖에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된다. 줄을 설 때는 다른 사람 자리를 맡아주거나 개인 물품을 줄에 두고 자리를 비워서도 안 된다. 문상객들은 줄을 서면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져올 수 있지만 보안 검색 구역에 들어갈 때는 폐기해야 한다. 줄을 서는 동안 필요할 수 있는 휴대용 전화 충전기, 개인 의약품을 가져갈 수 있다. 투명한 물통을 제외한 다른 물통 반입은 금지된다.
이날 웨스트민스터 홀에 들어갈 때는 조화 등 개별적으로 조의를 표하기 위한 물품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헌화는 인근 그린파크 지역에서 가능하다. 칼 등을 포함한 날카로운 물건, 개인 호신용품, 무기, 페인트 스프레이, 폭죽 등을 비롯한 각종 위험 물품도 절대 반입 금지다. 긴 줄을 서느라 혹시 챙길 지 모르는 침낭 등 캠핑 용품이나 접히지 않는 의자도 가지고 갈 수 없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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