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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비유럽인 섞인 나라는 나라도 아냐”…오르반 헝가리 총리 또 ‘망발’

등록 2022-07-25 12:46수정 2022-07-25 15:06

평소에도 유색인종, 성소수자에 적개심 드러내
야당 “잊었다 생각했던 시절 기억 불러내” 비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나날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나날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유럽인과 비유럽인이 섞여 사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라며 다시 한번 인종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인 오르반 총리는 23일 루마니아의 한 대학 연설에서 “서구사회는 둘로 나눠져 있다”면서 “우리 헝가리는 인종이 섞인 사회가 아니다. 우리는 인종이 섞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또 이른바 ‘위대한 대체론’이라 불리는 백인 대체론에도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위대한 대체론이란 유럽과 미국의 백인 사회가 이민에 의해 희석되고 대체된다는 음모론을 말한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는 이런 음모론에 근거해 소수 민족과 유색인종을 겨냥해 총기를 난사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 인구가 이미 인종이 섞여 있다고 말하는 것은 좌파 국제주의자들의 이데올로기적 사기”라고 말했다.

올해 초 선거 승리로 2010년부터 네번째 연임에 성공한 오르반 총리는 인종주의적 발언뿐 아니라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등 유럽의 대표 극우 정치인으로 뽑히고 있다. 그는 지난달 부다페스트에서 성소수자 대회가 열린 날엔 인구, 이민, 성 문제가 미래의 주요 전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이런 성향은 국가 정책에도 반영되는 중이다. 헝가리는 최근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학교 교육에서 다루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효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의 집행부격인 유럽위원회(EC)는 성소수자 차별이라며 헝가리를 제소했다. 유럽연합은 또 최근 헝가리 정부에 사법권 독립 약화와 부패 의혹 등을 들어 몇십억 유로에 달하는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헝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는 친러 행보를 보이는 등 외교 노선에서도 유럽의 주류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날도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현대 무기를 보내줄수록 러시아는 전선을 더 밀어붙일 것이고, 그래서 전쟁만 더 길어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군사 지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야당 정치인 카탈린 체는 “그의 발언은 우리가 거의 잊었다고 생각했던 시절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마니아의 알린 마투타 의원도 “인종이나 종족의 순수성을 얘기하는 것은, 특히 중부 유럽과 동부 유럽과 같은 지역에서는 완전히 허상이며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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