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24일로 6개월째에 접어들며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과 섣불리 타협할 순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치로 보도된 <월스트리트 저널> 단독 인터뷰에서 전쟁이 장기화되며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급등해 전세계가 고통을 받는 상황과 관련해 “사람들이 높은 물가로 고통받고 있다. 러시아가 만든 이 위기와 전쟁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감사한다”면서도 “(이번 전쟁은) 가치의 문제를 건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스크바에 외교적으로 양보하면 시장을 어느 정도 안정시킬 수 있겠지만, 이는 일시적인 한숨 돌리기에 불과하고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나아가 전쟁의 조기 수습을 가로막는 가장 큰 현안인 ‘영토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의 요구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듭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앞선 20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3월 말 이스탄불에서 평화협상이 이뤄졌던 때와 “지리적 상황이 다르다”며 “단순히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만이 아니라, 헤르손과 자포리자 그리고 많은 다른 지역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돈바스 지역의 2개 주는 물론, 이번 전쟁으로 점령한 남부의 2개 주(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까지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욕망을 드러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두 지역을 삼킨 향유고래(러시아)가 이제 갈등을 끝내자고 한다”며 “러시아는 (이 기회를 활용해) 휴식을 취하고 2~3년 뒤에 두 지역을 다시 점령하고선 다시 갈등을 끝내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황에 대해선 “다섯달에 걸친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양쪽 모두 지쳤다. 전세계엔 이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퍼지고 있고, 러시아의 군사적 진공도 느려진 매우 결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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