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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 폴란드·불가리아에 가스 공급 중단…대안 찾는 유럽

등록 2022-04-27 18:16수정 2022-04-28 02:34

27일부터 가스 공급 중단 통보
루블로 대금 요구…폴란드 등 거부
유럽, 가스 수입의 40% 러시아 의존
노르웨이·미국·카타르, 대체 수입처 부각
국제 공급 부족해 충분한 물량 확보 어려워
폴란드와 독일 등에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하는 야말-유럽 가스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남서쪽으로 130㎞ 떨어진 냐스비주에 있는 이 가스관의 압축소에서 한 관리자가 점검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폴란드와 독일 등에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하는 야말-유럽 가스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남서쪽으로 130㎞ 떨어진 냐스비주에 있는 이 가스관의 압축소에서 한 관리자가 점검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해, 가스를 무기로 한 러시아의 대유럽 보복 조처가 가시화했다. 유럽은 전체 가스 수입의 40%가량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확대될 경우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러시아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27일 불가리아와 폴란드가 가스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로 결제하지 않아 이날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이번 조처가 지난달 3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우호국” 구매자들은 러시아산 가스 구입 대금을 달러나 유로 대신에 루블로 결제하라고 내린 대통령령을 따른 조처라고도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자국에 대한 제재에 동참한 국가들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가스프롬은 불가리아와 폴란드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은 루블로 결제 대금을 낼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루블 결제를 요구하는 이유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한때 폭락했던 루블 가치를 지키려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 가스 유럽 판매 대금 60%는 유로로 결제되고, 나머지는 달러로 결제된다. 유럽 국가들은 루블 결제 요구가 계약 조건 위반이라며 거부해왔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력히 비판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적극적인 국가이다.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러시아와 친밀했던 불가리아는 지난해 11월 새로운 자유주의적 정부가 들어선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를 축소해왔다. 불가리아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동참해왔다.

폴란드는 연간 약 90억㎥의 가스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며, 이는 폴란드 가스 수요의 45%에 해당한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 가스 저장고는 76% 채워진 상태고, 폴란드는 가스 공급처 다양화를 위해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불가리아는 소비 가스의 90%를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는 지난해 이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서서히 줄여왔으며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 가스 수입량을 3분의 2가량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대체 수입처 확보가 쉽지만은 않다.

유럽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러시아 이외의 국가 가운데 유럽연합에 가스를 많이 수출한 나라는 노르웨이(전체 도입 물량의 16.4%), 알제리(7.7%), 카타르(6.8%), 미국(6.5%), 나이지리아(4.8%) 등이다. 이 때문에 당장은 이들 국가로부터 가스 수입을 늘리는 것이 가장 유력한 대책으로 꼽힌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우, 노르웨이, 네덜란드, 영국, 덴마크 등에서 가스관을 통해 추가로 가스를 공급받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미국도 올해 150억㎥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유럽연합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유럽연합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가스 규모(1550억㎥)의 10% 수준이다.

지난해 유럽연합에 770억㎥의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한 카타르도 중요한 대안으로 부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아시아에 대한 수출을 줄이지 않는 한 유럽 수출을 확대하기 어렵다. 유럽연합은 미국·카타르 등의 공급 확대를 통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가스 물량이 올해 600억㎥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산 가스 공급 규모의 38% 수준이다. 여기에 추가로 풍력·태양열 발전 확대를 통해 올해 말까지 200억㎥ 규모의 가스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길 신기섭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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