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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우크라 돈바스 공방전…탱크 총동원한 2차대전 양상 번져

등록 2022-04-21 04:59수정 2022-04-21 08:20

[우크라전 2단계 전투 전망]

동부 평지 신속한 점령 겨냥할 듯
러 전차 1만2천대로 압도적 우위
우크라 “더 많은 대전차.대공무기를”
미, 곡사포 등 지원..나토 전투기도

러 “마리우폴에 인도적 통로 열어”
마리우폴 경찰 “러시아행은 거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기나긴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남동부 요충지 마리우폴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19일 부숴진 탱크 옆을 지나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기나긴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남동부 요충지 마리우폴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19일 부숴진 탱크 옆을 지나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돈바스를 건 싸움은 수천대의 탱크, 비행기, 전차의 대규모 기동을 동반하는 2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투가 될 것이다.”(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20일로 56일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부 돈바스의 영유권을 건 ‘제2단계’로 넘어가면서 전투 양상 역시 크게 변했다. 쿨레바 장관이 7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예언했듯 키이우 등 인구가 밀집된 도시를 장악하기 위한 ‘1단계’에서 전차 등을 앞세워 돈바스의 너른 지역을 신속 점령하는 2차 세계대전 때 전투와 비슷한 돌파전으로 바뀐 것이다. 당시 나치 독일은 개전 초기 탱크를 앞세운 ‘전격전’으로 프랑스를 상대로 놀라운 승리를 거뒀고, 북아프리카에서 진행된 독일과 미국·영국의 격전이나 소련과 독일 사이의 피 말리는 독소전도 탱크를 앞세운 전차전이었다.

돈바스 전투가 옛 2차 세계대전과 비슷한 전차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돈바스 지역의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큰 도시가 곳곳에 자리해 병력의 진격을 막는 우크라이나 북부와 달리, 동부는 너른 평지로 구성돼 있다. 몸을 숨길 수 있는 시가지나 숲이 없어 방어가 쉽지 않다. 현재 하르키우주 이줌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은 이곳을 제압한 뒤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로 남하할 것으로 보인다. 스콧 보스턴 랜드연구소 선임 군사분석가는 20일치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지형에 따라 필요한 전력이 달라진다. 평지가 많으면 전투기, 전차, 방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러시아의 전력이다. 러시아는 키이우 등을 점령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제거하려던 1단계 작전에서 전차 약 500여대를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세계 군사력 분석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의 자료를 보면, 러시아군의 전차 보유 대수는 1만2000대로 우크라이나의 2600대를 크게 앞선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성격 변화를 예측해 미국 등에 요구하는 무기의 성격을 바꿔왔다. 쿨레바 장관은 7일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의 전면 공격에 맞설 수 있도록 “우리는 더 많은 방공 시스템과 더 많은 대전차 무기, 그리고 더 무거운 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미국 등의 지원 내용도 달라졌다. 미국 등 나토는 그동안 소수 보병이 은폐·엄폐물 뒤에 숨어 적의 탱크나 항공기를 노릴 수 있도록 휴대용 대공·대전차 무기를 공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 기갑부대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게 대형 공격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18일 유럽에 도착한 미국의 지원 무기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장거리 포격을 할 수 있는 155㎜ 곡사포 18대와 포탄 4만발, 러시아제 헬리콥터 11대, 장갑차 200대, ‘자살 드론’ 300대 등이었다.

19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주민과 동부에서 피란을 온 이들이 대피소에서 부활절 달걀에 그림을 그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르비우/EPA 연합뉴스
19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주민과 동부에서 피란을 온 이들이 대피소에서 부활절 달걀에 그림을 그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르비우/EPA 연합뉴스

나토는 한발 더 나아가 전투기도 제공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2주 전보다 활용할 수 있는 고정익 전투기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추가적인 비행기와 비행기 부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느 국가가 어떤 기종의 전투기를 얼마나 제공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19일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벌어진 재앙적인 상황과 순수한 인도적 원칙에 따라 19일 오후 2시(모스크바 시각. 한국 19일 밤 10시)부터 러시아군은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베르시닌 마리우폴 경찰국장은 우린 러시아 쪽이 아닌 우크라이나로 가기 원한다며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0일 오후 2시부터 마리우폴에서 러시아와 여성·어린이·노인들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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