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왼쪽)가 8일 헬싱키를 방문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헬싱키/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에 대해 “유럽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며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나 “나토는 여전히 대립을 촉진하는 기구”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비비시>가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토가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동맹이 아니며 그것을 더 확장하는 것은 유럽 대륙에 추가적인 안정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정세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스스로 보유한 수단을 동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스코프는 발언은 지난주 핀란드와 스웨덴도 참여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나라의 나토 가입 문제가 논의됐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의 이유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꼽을 정도로 나토의 확대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와 관련해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최근 나토 가입 신청 여부에 대한 논의를 “이번 여름까지는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정부는 이번주 이에 대한 정보기관의 안보 분석 보고서를 받아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에 달하는 국경선을 맞대고 있으며, 과거 옛소련의 침공으로 국토를 잃은 경험이 있다.
스웨덴의 집권 사회민주당도 전통적으로 나토 가입에 반대해왔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 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사회민주당은 11일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스웨덴의 안보 관련 입지는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당비서 토비아스 바우딘은 최근 언론에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한 검토를 몇 달 안에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1949년 옛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1990년대 초 냉전 해체 이후 과거 공산권이었던 동유럽 국가들이 순차적으로 합류해 회원국이 30개국으로 늘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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