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23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의 추가적인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회원국 동쪽 나라에 주둔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나토의 다국적 전투집단을 불가리아와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4개 나라에 새로 주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나토의 전투집단은 통상 병력이 몇백명 수준인 대대 규모로, 즉각적인 전투대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전투 단위이다.
나토는 현재 러시아를 겨냥해 발트 3국과 폴란드 등 4개 나라에 전투집단을 주둔시키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번 조치로 우리는 발트해에서 흑해까지 동쪽 경계를 따라 8개의 다국적 나토 전투집단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파견될 병력이 “필요한 만큼 오래” 머물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면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며 “전쟁의 본질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생화학무기의 사용이 우크라이나를 파괴할 뿐 아니라 주변으로 “퍼져나가 이웃 나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독립국이 자신의 행로를 결정할 권리에 의문을 제기한 러시아를 중국이 지지하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물질적 지원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을 모두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은 미국과 유럽의 정상들의 잇따른 회동을 하루 앞두고 사전 언론 브리핑을 위한 것이었다. 나토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이 참여하는 정상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대책을 논의한다. 미국과 독일 등은 이날 또 경제선진국들의 모임인 주요 7개국 협의체(G7) 정상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나토 고위 당국자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7천∼1만5천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했다고 <에이피>(AP)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추정치의 근거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정보와 러시아의 자료 등을 종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러시아의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러시아군 전사가 9861명, 부상이 1만6153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곧 삭제됐고 언론사는 해킹을 당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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