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전쟁 찬양 못 하겠다”…러 국영방송 언론인, 줄줄이 사직

등록 2022-03-17 11:07수정 2022-03-17 11:29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의 편집자 마리아 오브샤니코바가 15일(현지시각) 회사의 뉴스보도 방송 중에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반전 포스터를 들고 서 있다. EPA/DSK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의 편집자 마리아 오브샤니코바가 15일(현지시각) 회사의 뉴스보도 방송 중에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반전 포스터를 들고 서 있다. EPA/DSK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국영방송사에서 언론인의 사임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정당화하는 보도 지침에 대한 반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Channel One)의 유럽특파원이었던 잔나 아갈라코바가 최근 사임했고, 경쟁사 <엔티브이>(NTV)에서 30년간 일했던 바딤 글러스케르와 2006년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했던 릴라 길데예바도 같은 날 회사를 떠났다고 영국의 <비비시>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의 사임은 <채널1> 편집자 마리아 오브샤니코바가 자사 생방송 중인 뉴스룸에 들어와 반전 시위를 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과거 ‘러시아투데이’로 불린 <아르티>(RT)에서도 비러시아인 언론인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회사를 그만뒀다. 편집장을 지낸 마리아 바로노바도 최근 회사를 떠났다. 그는 지난달 <비비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러시아의 평판을 무너뜨렸으며 러시아 경제는 죽었다”고 말했다.

런던 특파원 샤디아 에드워즈 다슈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사임했고, 같은 날 모스크바에 일하던 조니 티클도 최근 사건을 고려한다며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아르티에서 진행자로 일한 프랑스인 프레데릭 타데이도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그는 프랑스가 러시아와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조국에 대한 충성심에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인의 사직이나 보도 중단은 공영 방송뿐 아니라 독립적인 민간 미디어에서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언론통제를 강화하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데 따른 것이다. ‘티브이 레인’(TV Rain)으로 알려진 독립 방송국 <도즈드>(Dozhd)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온라인 방송을 중단했고 많은 소속 언론인도 안전을 이유로 러시아를 떠났다. 라디오 <에코 모스크비>(Ekho Moskvy)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보도에 대한 정부의 강화된 통제와 처벌 위협을 이유로 방송 중단했다.

러시아 방송국을 떠나는 건 언론인만이 아니다. 러시아 최대 토크쇼 ‘이브닝 유르간트쇼’의 진행자인 이반 유르간트는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두려움과 고통. 전쟁 반대”라는 메시지와 함께 검은색 사각형 게시물을 올렸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지하고 찬양한 언론인은 러시아 최대 방송채널 <로시야-1>(Rossiya-1)의 토크쇼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뵤프와 ‘지금 러시아를 비난하는 사람은 진정한 러시아인이 아니다’라고 한 바르가리타 시모냔처럼 서방의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