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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프랑스 시위대 올리가르히 저택 점거…‘난민 시설로 쓰자’

등록 2022-03-15 09:58수정 2022-03-15 14:45

영국 정부도 “인도주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싶다”
실제 활용 가능성은 미지수…법률상 난점 적잖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14일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 올리가르히 올레그 데리파스카 가족의 저택을 점거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14일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 올리가르히 올레그 데리파스카 가족의 저택을 점거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떠받치는 핵심 정치 기반으로 꼽히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의 영국과 프랑스 내 주택들이 반전 시위대에 의해 잇따라 점거당했다. 이들은 이 저택을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시설로 쓰자고 주장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14일 새벽(현지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항의하는 시민 4명이 러시아의 석유·금속 재벌인 올레그 데리파스카의 집에 침입해 이 주택을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수용시설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런던 벨그레이브 광장 5번가의 저택 베란다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걸고 “이 집은 해방되었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데리파스카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대표적 올리가르히다.

이들은 <아에프페>(AFP) 통신과 통화에서 자신들을 ‘재산해방전선’이라 소개하며, “우리가 하는 일은 점거가 아니라 해방이다. 우리 의도는 이 집을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데리파스카의 대변인은 “그 집은 데리파스카의 집이 아니라 그의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이 소유한 집”이라고 밝혔다. 사건 발생 몇 시간 뒤 출동한 경찰은 다른 사람의 집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이들 4명을 체포했다.

제재대상에 오른 러시아 올리가르히의 재산을 인도주의 목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은 영국 정치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영국의 주택장관 마이클 고브는 13일 <비비시>(BBC)에 출연해 “올리가르히의 재산과 부동산을 제재가 유지되는 기간이라도 인도주의적인 목적 등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재산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법적 장애물이 만만찮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올리가르히들에 내려진 재산동결 조치는 압류와 달리 매각과 같은 재산권 행사를 일부 제한하는 것일 뿐 소유권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소유주가 거주하는 것도 허용된다. 정부가 임의로 몰수해 공익적 목적에 맞게 운영하기 곤란한 구조다.

프랑스 휴양지 비아리츠에서도 시위대 3명이 푸틴 대통령의 전 사위가 소유한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시설로 쓸 것을 요구했다. 이 집은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인 카테리나 티호노바의 전 남편인 키릴 샤말로프가 2012년 450만유로(61억원)에 구매했다. 이들은 저택 내부를 영상으로 찍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며 “이 집은 푸틴과 러시아 마피아가 훔친 돈으로 산 것이다. 푸틴 정권을 피해 나온 난민들을 수용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체포해 조사한 뒤 훈방 조처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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