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7일 옛 소련권에 속해 있던 우크라이나·조지아·몰도바 등 세 나라가 제출한 가입 신청에 대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 순회 의장국인 프랑스 당국자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회원국들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우크라이나 등 세 국가의 가입 신청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을 요청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나흘 뒤인 지난달 28일 그리고 조지아와 몰도바는 지난 4일 유럽연합 가입 신청을 했다.
가입 신청 검토 절차가 시작된다는 것은 최종 가입을 위해 거쳐야 하는 길고 복잡한 과정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유럽연합 집행위가 의견을 내는 데만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집행위가 의견을 낸 뒤엔 각 회원국들이 그 내용을 평가해 신청국에 유럽연합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지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선 27개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유럽연합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면 유럽연합의 법을 수용하고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검증 받게 되며 사법·행정 등의 분야에서 가입에 필요한 기준에 맞춰 개혁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그 때문에 최종 가입까지는 십년 이상 걸릴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유럽연합에 가입한 나라가 크로아티아인데 2004년에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고 2013년에 가입 절차가 끝났다. 터키는 1999년, 북마케도니아는 2005년, 알바니아는 2014년, 몬테네그로는 2010년에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으나 아직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새로운 특별 절차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유럽연합에 가입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유럽연합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자세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럽연합) 확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우리는 유럽연합 내에서도 다른 의견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최근 말했다.
우크라이나·조지아·몰도바 등 옛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3개국이 최근 앞다퉈 유럽연합에 가입 신청을 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는 우크라니아에 앞서 2008년 침공을 겪었고, 몰도바도 자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럽연합 가입을 둘러싼 국론분열로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꼴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몰도바 내 친 러시아 분리주의세력은 1992년 ‘트란스니스트리아’라는 이름으로 독립을 선포했고, 이곳에는 평화유지군이라는 명목으로 1500명 규모의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몰도바 일부에서 외화를 쌓아두고 피란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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