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인 지원자들이 6일 사격 등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르비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외국인 전사들의 참전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의 무대가 점점 대도시 깊숙한 곳으로 확대됨에 따라 시가전 경험이 있는 외국인을 모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6일(현지시각)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특히 자국군이 2015년 이후 참전했던 시리아에서 시가전 경험이 풍부한 시리아 출신 용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는 이들의 시가전 경험이 키이우(키예프) 점령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얼마나 많은 시리아 출신 용병이 모집되는지 불분명하다. 미국 당국자들도 이들 병력의 규모나 활동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병력은 이미 러시아에서 전투 참여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현지에선 러시아가 여섯 달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경호·경비 요원으로 활동할 사람”을 200달러(24만원)~300달러(36만원)에 모집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러시아의 외국인 병력 모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체첸 병력이 러시아의 요청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군에 맞서 싸울 외국인 전사도 속속 우크라이나로 건너오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날 <시엔엔>(CNN)에 출연해 “외국인 의용군이 2만명 가량 된다”며 “그들 대부분이 유럽 국가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것을 보고 참전 동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외국인 전사의 참전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우크라이나로 와 달라, 우크라이나를 수호하는 모두가 영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에선 정부의 허가 없이 외국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둘러싸고 논란도 일고 있다. 덴마크처럼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참전을 허가하는 곳도 있지만 실정법 위반으로 보는 나라도 많다. 한국은 여행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면 처벌될 수 있다. 일본도 자국민에게 의용군에 참여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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