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2일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이 22일(현지시각) 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 3명과 러시아 은행 5곳을 제재에 포함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분리 독립 인정과 관련해 러시아가 “불량국가 상태”로 가고 있다며 러시아 제재안을 공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제재대상인 러시아 은행으로는 로시야 은행, 아이에스(IS) 은행, 겐뱅크, 프롬스뱌지뱅크, 흑해은행 등이다. 영국 정부는 로시야 은행에 대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금융시스템 통합으로 크림반도의 러시아 흡수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비비시>는 영국의 제재대상에 오른 은행 대부분이 주로 푸틴 대통령 측근들이 이용하는 은행이라고 전했다.
제재 대상이 된 개인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억만장자 기업인인 겐나디 팀첸코와 이고르 로텐베르그, 보리스 로텐베르그 형제 등 3명이다. 영국 정부 설명에 따르면, 팀첸코는 로시야 은행의 대주주로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한 내셔널 미디어 그룹(NMG)의 주주이며, 로텐베르그는 푸틴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이다.
그렇지만 이번 제재안에는 러시아의 대형 국영은행들이 빠졌고, 러시아 기업의 돈줄을 쥐고 유명 올리가르히(러시아 특권계층) 인사들을 영국에서 추방하는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이것은 우리가 준비한 제재의 첫번째 보따리”라며 “우리가 푸틴 대통령의 다음 행동을 지켜보며 더 강력한 제제를 유보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러시아 기업이 파운드나 달러로 자금을 모금할 수 없도록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제재안에 대해선 팀첸코와 로텐베르그 형제를 이미 제재하고 있는 미국의 2014년과 2018년 제재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가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야당인 노동당의 리암 번 의원은 “오늘 발표한 팔뚝 때리기로는 아무 것도 제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총리는 그렇게 사정을 봐주는 주먹으로는 푸틴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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