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스트리아 빈의 거리에 마스크가 떨어져 있다. 오스트리아 상원은 이날 18살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법안을 의결했다. 빈/EPA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 유럽사무소 소장은 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에게 “백신 접종이 늘어나고 오미크론 변이의 독성이 약화하고 또 겨울이 끝나가면서 이제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우리를 지속적인 평화로 이끌어줄 휴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오랜 기간 평온한 순간에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며 “팬데믹이 끝났다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의 전파를 통제할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보다 더 독성이 강한 변이가 나오더라도 과거 우리에게 필요했던 성가신 방역조치를 다시 도입하지 않고도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유지되기 위해선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출현에 대한 감시하는 작업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클루주 소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몇몇 유럽 국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고 나선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 스웨덴은 오는 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거의 대부분 해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음식점의 밤 11시 이후 영업제한 △실내 백신패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등이 더는 적용되지 않게 된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3일 이런 방침을 발표하면서 “팬데믹이 끝나지 않았지만 우리는 전적으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에선 영국과 아일랜드가 방역조치를 완화한데 이어 덴마크와 노르웨이도 1일 코로나19 방역조치 대부분을 해제했다. 프랑스도 2일 몇몇 완화조치를 공식화했다.
클루주 소장은 지난주 유럽에서 120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며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래 한 주간 신규 확진자로는 가장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확진자 급증은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에 따른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중환자실 입원은 크게 늘지 않았고 사망자 수도 증가하지 않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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