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의사회(MSF)의 의료진이 1월 28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의 정신건강 진료를 위해 등록을 하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이틀 만에 바이러스를 주변에 전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와 로열 프리 병원 등이 18살~29살 성인 34명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고의로 감염시킨 뒤 관찰한 결과, 코로나19는 감염 이틀 만에 증상이 나타나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애초 연구진은 잠복기를 5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보다 사흘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임상 참가자에게 일부러 감염시켜 증상의 전체 과정을 관찰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10㎍을 코에 비말 형태로 뿌려 감염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 닷새 만에 코와 목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감염 기간은 평균 9일이지만, 일부는 최대 12일까지 감염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에 비춰 볼 때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거나 확진된 뒤 10일간 격리를 권장한 가이드라인은 합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 34명 중 감염된 사람은 18명이었고, 심각한 증상을 겪은 이는 없었다. 감염 초기엔 목에서 바이러스가 많이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에 더 많아졌다. 코 막힘, 콧물, 재채기, 목 부음 등이 나타났고, 일부는 두통, 몸살, 피로, 열 증상이 있었다. 13명이 일시적으로 냄새를 맡지 못했는데, 한 사람은 6개월 후에도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델타나 오미크론 변이와 전파력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다른 요인들은 델타와 오미크론 바이러스와 비슷해, 코로나19 방역에 연구 결과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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