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왕위 계승자인 카타리나 아발리고 공주. AP 연합뉴스
네덜란드에서 동성 결혼자도 왕위를 계승할 수 있게 됐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2일 의회에 보낸 답변서에서 “네덜란드 국왕도 동성 결혼을 할 수 있다. 이론적인 상황이기는 하나 차기 여왕은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답변은 1순위 왕위 계승자인 카타리나-아말리아 공주를 염두에 둔 것이다. 아말리아 공주는 오는 12월 18살이 되면서 대학에 진학한다. 그는 앞서 대학에 진학하면 받을 수 있는 왕실 연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네덜란드에서 이 논란이 시작된 것은 최근 아말리아 공주가 동성 결혼을 할 경우에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가를 다룬 책이 출간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공주의 개인적 생활이나 결혼 계획 등에 대해선 추측하지 않았으나, 정부가 옛법을 근거로 동성 결혼을 한 이는 왕위에 오르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에서는 2001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바 있다.
이런 논란으로 의원들이 국왕의 동성 결혼에 대해 서면 질의를 하자, 총리가 합법성을 밝힌 것이다.
뤼터 총리는 “내각은 왕위 계승자가 동성 결혼을 한다고 해서 왕위를 포기해야만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성 결혼한 국왕에게서 입양이나 정자 제공 등을 통한 자녀가 있을 경우 “끔찍하게 복잡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헌법은 왕위는 오직 ‘적법한 후손’에 의해서만 계승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뤼터 총리는 현 단계에서 순전히 이론적이기는 하나 그런 상황은 의회의 결정에 달렸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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