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가 25일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레이캬비크/AFP 연합뉴스
아이슬란드에서 유럽 최초의 여성 다수 의회가 탄생할 뻔 했으나 재검표 결과 한 발 미치지 못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6일(현지 시각) 개표 결과 전날 열린 총선에서 63석 중 30석(47.6%)에서 여성 의원이 당선됐다고 26일 보도했다.
첫 개표에서는 애초 전체 의석 절반을 넘는 33명(52%)의 여성 의원이 당선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재검표 결과 30명으로 줄었다. 유럽에서는 스웨덴이 여성 의원 47%로 가장 많은 여성 의원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보다 6명이 더 많은 여성 의원이 당선됐으나, 여성 의원 비율이 50%를 넘지는 못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여성 의원 의무 할당 비율이 없기는 하나, 일부 정당들은 의원 공천에서 최소 여성 비율을 정하고 있다.
여성 의원 비율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나라는 5곳이 있다. 아프리카의 르완다가 61.3%, 쿠바가 53.4%, 니카라과가 50.6%, 멕시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50%다. 영국 하원에서는 여성 의원이 34.2%, 미국 하원에서는 27.6%이다.
첫 개표에서 여성 다수 의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자, 그브드뉘 소를라시위시 요하네손 대통령은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뉴스”라며 “좋은 뉴스이다”고 환영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3월 발표된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서 12년째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로 평가받았다. 아이슬란드는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은 육아휴가를 주고 있고, 지난 1961년에 남녀동일임금법을 제정했다. 아이슬란드는 또 1980년에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뽑는 나라가 되기도 했다.
이번 아이슬란드 총선에서는 현재의 좌우 연정 정부를 구성하는 정당들이 의석을 늘렸다. 하지만, 현 연정을 주도하는 좌파녹색운동은 의석이 줄었고, 연정에 참여하는 우파 정당들이 의석을 5석이나 늘려서, 현 좌우 연정이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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