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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총선 앞둔 독일 “러시아, 용납 못할 사이버공격 멈추라” 공개 경고

등록 2021-09-07 14:01수정 2021-09-08 02:30

독일 외무부, 러시아 해킹 그룹의 ‘정치인 대상’ 사이버 공격에 반발
‘메르켈 16년 집권’ 예민한 선거판…2016년 미 대선 개입 재연 우려
독일 사회민주당의 총리 후보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이 4일 중부 도시 괴팅겐에서 유세하고 있다. 괴팅겐/AP 연합뉴스
독일 사회민주당의 총리 후보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이 4일 중부 도시 괴팅겐에서 유세하고 있다. 괴팅겐/AP 연합뉴스

오는 26일 총선을 앞둔 독일 정부가 사이버공격을 중단하라고 러시아 정부에 경고했다.

<데페아>(DPA) 통신은 독일 외무부 대변인이 6일 “(독일) 연방정부는 용납할 수 없는 사이버 활동을 중단할 것을 러시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독일 외무부는 러시아 쪽이 피싱 이메일로 독일 정치인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리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런 행위는 “독일의 안보와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험에 빠트리고 양국 관계에 무거운 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독일 외부무 대변인은 지난주 양국 안보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러시아 외무부에 같은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독일 보안당국은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외국 정보기관에 의한 사이버공격에 대해 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독일 보안당국 조사에서 일부 해킹 사건은 ‘고스트 라이터’로 불리는 러시아 해킹 그룹이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외무부는 “우리는 ‘고스트 라이터’의 행위들 중 무엇이 러시아 국가, 특히 러시아군 정보기관의 행위인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했다. 최근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연합과 사회민주당 의원 여러 명이 러시아 쪽의 사이버공격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보안당국은 외국 정보기관이 해킹한 정치인의 개인정보를 폭로하거나 가짜뉴스를 지어내려고 사이버공격에 나서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공개 경고장은 독일이 16년을 집권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기민당)의 후임을 결정할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 더구나 차기 정부의 윤곽을 그리기 어렵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는 예민한 상황이다. 6일 발표된 여론조사 업체 인자의 조사에서 사민당이 26%, 기민-기사련은 2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야당인 녹색당은 15.5%, 자유민주당은 12.5%였다.

독일 정부와 정치권은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도운 2016년 미국 대선의 ‘성공적 경험’을 떠올리며 자국 총선에 개입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독일 정당이나 총리 후보들 중 누구를 미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사민당 소속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기민-기사련의 아르민 라셰트는 러시아에 대한 입장이 별로 다르지 않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련은 단독 집권을 하거나 대연정을 만들어 독일 정치를 좌우해왔고, 지금도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다만 녹색당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에 매우 부정적이다. 녹색당은 환경과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에 더 비판적이다. 따라서 러시아로서는 중도좌파 사민당이 중도우파 기민-기사련과 결별하고 녹색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것을 경계할 가능성이 있다. 사민당 총리 후보 숄츠는 5일치 <타게스슈피겔> 인터뷰에서 “녹색당과 함께 집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추세를 볼 때 사민당과 녹색당 지지율을 합쳐도 과반에 한참 모자라, 총선 뒤 누가 집권할지는 쉽게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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