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직원인 프랜츠 가일이 지난 5월27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에 기고한 두번째 글에 실린 만평. 누리집 갈무리
미국의 대만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중국 관영매체에 기고한 전직 미 해병대 장교가 미군 당국의 방첩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13일 “현재 미 국방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미 해병 소령 출신인 프랜츠 가일(64)이 신문에 두차례 기고문을 보낸 것을 이유로 해병 방첩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가일은 지난 4월27일 <글로벌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대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하게 되면 미국이 패할 것”이라며 “미국은 대만 분리주의 세력에게 ‘한 국가, 두 체제’를 받아들이고 ‘독립’의 꿈을 포기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기고한 두번째 글에선 “대만의 분리 독립을 지원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패할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차례 기고문 모두 “글쓴이 개인의 의견이며, 미국 정부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혀 적었다.
신문은 “그럼에도 미 해병대와 국방부는 그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부고발’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방첩 조사 착수와 함께 그의 비밀취급 인가도 정지시켰다”고 전했다. 미 <워싱턴 포스트>도 지난 1일 “가일이 보안당국에 소환됐다”고 전한 바 있다.
웨이쭝유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교수는 <글로벌 타임스>에 “미국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보고 있으며, 심지어 미 국방부는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여기고 있다”며 “가일에 대한 조사는 중국 문제에 대한 미국의 히스테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군 <성조지>는 지난 11일 인터넷판에서 가일이 해병대에서 22년간 복무했으며, 퇴역한 뒤에는 국방부에서 과학기술 자문위원으로 일해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가일은 2007년 이라크에 배치된 장갑차량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내부고발했으며,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 등이 그를 ‘영웅’으로 추켜세운 바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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