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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공군기, 말레이시아 상공 무더기 출몰…사라왁 해안 근접

등록 2021-06-02 16:20수정 2021-06-03 16:04

윈-20 대형 수송기 등 16대
영유권 다툼 루코니아 암초 지나
말레이 공군 전투기 대응 출격
중 “통상 훈련”…말 “주권 침해”
말레이시아 군당국이 공개한 중국군 항공기 비행 궤적. 가운데 빨간색 별 모양이 두 나라가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루코니아 암초 부근이다. 말레이시아 공군 트위터 갈무리
말레이시아 군당국이 공개한 중국군 항공기 비행 궤적. 가운데 빨간색 별 모양이 두 나라가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루코니아 암초 부근이다. 말레이시아 공군 트위터 갈무리

중국 군용기가 말레이시아와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지역 인근 상공에 무더기로 들어와 말레이시아 공군이 대응 출격에 나서는 긴박한 상황이 펼쳐졌다. 중국 쪽은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주장했지만,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주권과 영공을 침범한 행위”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일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말레이시아 공군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52분께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부근 상공으로 진입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항공기 16대를 감지했다. 신문은 말레이시아 군 관계자의 말을 따 “중국군 항공기는 60해리 간격으로 대형을 형성해 전술 비행을 하고 있었으며, 싱가포르 비행정보구역(FIR) 쪽 상공 7~8.2km 고도에서 약 290노트 속도로 보르네오섬 코타키나발루 비행정보구역으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비행정보구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 교통관제를 위해 각 나라가 담당하는 공역을 나눈 것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군 항공기는 이어 사라왁주 해안에서 약 60해리 떨어진 거리까지 근접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의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공군 당국은 즉각 중국군 항공기 쪽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반응이 없자, 오후 1시33분께 전투기를 대응 출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대응 출격을 통해 중국군 항공기가 일류신 I1-79과 윈-20 등 대형 수송기인 것을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군당국이 공개한 중국군 항공기의 비행 궤적을 보면, 양국이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남중국해 루코니아 암초(말레이명 브팅 파팅기 알리) 인근 상공을 지나 보르네오섬 해안에서 45해리(83km) 떨어진 제임스 암초 쪽으로 선회했다. 두 암초 모두 말레이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있지만, 중국과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은 이 일대에 자주 출몰하는데, 지난 3월에도 중국 선박 100여척이 루코니아 암초 부근으로 몰려온 바 있다. 미국 <디펜스 뉴스>는 소식통의 말을 따 “문제의 중국군 항공기는 중국이 남중국해 암초에 건설한 해상기지가 아닌 중국 본토에서 발진한 것”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의 통보를 받은 말레이시아 외교부 쪽은 전날 밤 긴급 성명을 내어 중국 쪽에 항의 전문을 보내는 한편,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주권과 영공을 침범한 행위”에 대해 소명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히샤무딘 후세인 외교장관은 “말레이시아의 입장은 분명하다. 특정 국가와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국가 주권을 타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 쪽은 반박 성명을 내어 “통상적인 비행훈련이었을 뿐”이라며 “훈련은 관련 국제법규에 따라 진행됐으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특정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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