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샤먼/연합뉴스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 직후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쪽은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이란 원칙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조속한 방한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머리발언에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보다 항구적인 평화 정착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실질적으로 진전해 나갈 수 있도록 중국이 계속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중-한 양국의 전략적 소통은 중요하며, 이번 회담은 매우 적절한 때 성사됐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대화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심도 깊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회담 뒤 따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중국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책과 이 목표 달성을 위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보다 건설적 역할을 계속할 것을 요청했고, 중국 쪽도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여러 협력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기본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같다”며 “굳이 구분하자면 미국은 북한의 위협 쪽에 더 관심이 있고, 중국은 북한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보다 항구적인 평화정착에 대해 모든 관계국의 의견이 일치하며, 결국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한-중 양쪽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가급적 조기에 추진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다만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을 비롯한 구체적 계획에 관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한 점은 이전보다 반걸음쯤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시 주석의 올해 안 방한은 가능하며, 중국도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려 한다”며 “다만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부담이 없어질지는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중 양쪽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핵심 현안에 대한 외교당국 간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안에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와 외교안보대화(2+2)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장기적 발전 방안을 논의할 ‘한-중 관계 미래 발전위원회’도 상반기 안에 출범시키기로 했다.
한편, 갈수록 격화하는 미-중 갈등과 관련해 우리 쪽은 “미-중 두 나라 관계가 건전하게 발전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동북아 평화에 중요하다”는 입장을 중국 쪽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지리 문화 역사적으로 가까운 최대 교역상대이자 중요한 파트너”라며 “미-중 양국이 갈등 요인을 줄이고 협력할 수 있는 것을 늘리는 쪽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중국 쪽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베이징 샤먼/정인환 특파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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