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자회사인 유씨웹이 개발한 스마트폰용 인터넷 브라우저 ‘유시(UC) 브라우저’ 홍보 화면. 누리집 갈무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규제 당국의 ‘불화’가 깊어지는 가운데 이 업체의 스마트폰용 인터넷 브라우저가 주요 앱스토어에서 돌연 삭제됐다.
17일 <파이낸셜 타임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화웨이·샤오미·텐센트 등 중국 주요 정보통신 업체가 운영하는 앱스토어에서 알리바바의 ‘유시(UC) 브라우저’ 내려받기가 차단되거나 아예 삭제됐다. 반면 삼성과 애플 등 외국업체가 운영하는 앱스토어에선 내려받기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문은 “중국에선 위법 행위가 적발된 업체가 개발한 앱의 내려받기를 일정 기간 차단시키는 것이 일종의 처벌처럼 흔하게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처는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가 지난 15일 소비자 권익 프로그램에서 유시 브라우저를 이용해 병·의원을 찾으면 일종의 광고처럼 국영병원 대신 거대 개인병원이 먼저 검색된다고 보도한 직후 이뤄졌다. 해당 브라우저를 개발한 알리바바 자회사 유시웹 쪽은 즉각 사과하고, “앱 관련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월 창업주인 마윈 전 회장이 금융당국을 ‘전당포’에 빗대 공개 비판한 이후 중국 규제당국과 갈등을 겪어왔다. 인민은행 등 4대 금융당국이 11월 초로 예정됐던 알리바바의 핀테크(온라인 기반 금융서비스) 기업 앤트그룹을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돌연 중단시킨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경제 전문방송 <시엔비시>(CNBC)는 “이후 반독점 조사를 비롯한 각종 규제 조치가 잇따르는 등 중국 소매 매출의 10분의 1을 점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규제 당국의 최대 목표물이 됐다”고 짚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내부 소식통의 말을 따 “중국 규제당국은 알리바바 쪽이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 매체에 대한 투자를 통해 여론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금융 전문매체 <이차이>를 비롯해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 등에 대한 알리바바의 투자를 강제 분산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홍콩의 유력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도 소유하고 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규제 관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부 인터넷 기반 기업의 성장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위험을 안고 있으며, 현행 규제 체제는 이를 통제하는데 실패했다”며, 알리바바를 비롯한 거대 인터넷 기업에 대한 통제 강화를 거듭 경고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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