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중국 방역 당국이 내년 2월 춘절(설) 이전까지 5천만명에 대한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 등 방역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고위험군’이 우선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 각급 지방 방역 책임자들이 참가한 화상회의에서 시노팜(중국의약집단)과 시노백이 개발 중인 백신 3개종 1억회분(5천만명분)을 전국에 배분하기로 했다. 중국 방역당국은 이미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했으며, 두 회사 모두 아직까지 임상 3상 최종 결과는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날 회의에선 각 지역별 예방접종 장소와 백신 운송 절차, 접종 대상자 등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예방 접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우선 접종 대상자는 의료진과 경찰, 소방관, 출입국 관리 업무 종사자, 화물·여객 운송 관련자, 양로원·장례업체 관계자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쓰촨성과 장쑤성 등 일부 지방정부가 백신을 주문한 상태로, 백신 1회분당 가격은 200위안(약 3만4천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관영 <쓰촨일보>는 지난 8일 “연말까지 고위험군 200만명을 상대로 예방 접종을 실시할 것”이라며 “내년 초에는 우선 순위 대상자를 상대로 접종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한 바 있다.

신문은 “예방 접종 개시 시점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내년 1월15일까지 1차 접종을, 춘절을 앞둔 2월5일까지 2차 접종을 마무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춘절 연휴 이후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에 대한 공식 사용 승인에 앞서 중국 당국이 대규모 예방 접종 계획을 마련한 것은 내년 춘절 연휴(2월11~17일)를 앞두고 대규모 인구 이동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 올 춘절 연휴(1월24~30일)를 앞두고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됐지만, 중국 방역당국은 1월23일에야 첫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봉쇄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달 들어 쓰촨성 청두를 비롯해 산둥·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자치구 등 6개 성급 지역(성·시·자치구)에서 산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춘절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6일 방역 전문가의 말을 따 “현재로썬 대규모 환자 발생 가능성 크지 않고, 감염 사례가 나오더라도 즉각적인 대응으로 조기 차단 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