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우번에 자리한 군수기업 레이시온의 사옥 앞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중국은 26일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을 이유로 이 업체와 보잉, 록히드마틴 등에 대한 보복 제재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우번/AP 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1주일 남짓 앞두고 중국이 미국 언론사와 거대 군수기업에 대한 동시다발적 보복 대응에 나섰다.
27일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밤 자오리젠 대변인 명의로 낸 자료에서 “<에이비시>(ABC) 방송과 <뉴스위크>,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중국 주재 미국 언론 6개사를 제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언론사는 7일 이내에 인력과 재정 상황, 업무 현황과 부동산 취득 상황 등에 대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 21일 미 국무부가 “중국 정부가 실효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영 <상하이방송>에 딸린 영자지 <이차이 글로벌> 등 자국 주재 중국 매체 6개사를 ‘외교사절’로 분류해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 언론사가 미국에서 겪고 있는 비이성적 탄압에 대한 전적으로 필요하고 상호주의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자오리젠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을 이유로 록히드마틴과 보잉, 레이시온 등 미국의 거대 군수기업 3개사를 포함해 관련 인물과 업체에 대해 제재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 역시 미 국무부가 지난 21일 첨단 미사일을 포함한 18억달러 규모의 무기체계 3종을 대만에 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중국이 2가지 보복 대응 방안을 한꺼번에 발표한 것은,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면 중국은 단호하게 맞설 것이란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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