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공장 구내식당에서 14일 낮 노동자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동료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졸업을 앞둔 중국의 대학생들이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의 고용환경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 여름 졸업 예정자 4명 가운데 1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4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1분기 중국 경제는 6.8%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1976년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 처음”이라며 “이에 따라 약 870만명에 달하는 대학 졸업 예정자들은 40여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은 고용환경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가을 학기제인 중국에선 6월 말께 졸업식이 몰려 있다.
1990년대 말 태어나 올 여름 대학을 졸업하게 되는 연령층은 중국 경제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이들이 성장했던 기간 동안 중국 경제 규모의 세계 총생산의 7%(1999년)에서 19%(2019년)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세계적 차원의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중국 경제에 외부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4월 지구촌 경제가 올해 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다. 이에 따라 급성장세를 구가해 온 중국 고용시장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따 “고용 시장의 큰 축인 민간 부문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규 고용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올 여름 대졸 예정자 가운데 24%에 해당하는 약 220만명이 구직을 못해 대학원 진학 등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용시장 위축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신문은 “최근 베이징대 연구팀 조사 결과, 1분기에만 서비스 부문을 필두로 교육·스포츠·정보통신·금융권 등에서 신규 고용이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고용전문 업체 ‘자오핀’도 자료를 내어 “1분기 대졸 신규 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7% 줄어든 반면 구직자는 70%나 늘었다”고 밝혔다.
높아진 대학 진학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사무직 일자리 증가율도 대졸자 신규 고용시장의 경쟁을 심화시켰다. 지난 1998년까지만 해도 18~22살 연령대 10명 가운데 1명이 대학생이었던 반면, 2016년엔 10명 가운데 4명꼴로 늘었다. 이는 고스란히 임금 수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문은 “고용업체 ‘자오핀’의 설문 결과, 2019년 중국의 대졸자 평균 초임은 5600위안에 그쳤다”며 “특히 응답자의 60% 가량은 농민공(이주 노동자)이나 택배 노동자와 동일하거나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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