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가 보도한 ‘5월5일 업데이트 중단절’ 관련 내용. 누리집 갈무리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국 작가들이 5일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거대 자본의 횡포에 맞서 이날을 이른바 ‘5월5일 업데이트 중단절’로 선포하고 연재물 게시를 중단한 게다.
6일 인터넷 매체 <펑파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말 중국 최대 온라인 출판업체 웨원의 경영진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판권 논쟁’이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위챗(웨이신) 등을 거느린 거대 정보기술(IT) 업체인 텐센트(텅쉰)가 최대 주주인 웨원은 작가 810만명, 작품 1220만여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자도 수억명에 이른다. 이 업체는 지난해 중국 온라인 독서시장의 25.2%를 차지했다.
지난달 27일 웨원 쪽이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그간 이 업체를 운영해온 우원후이가 물러나고 텐센트 부회장인 청우가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되는 등 텐센트의 입김이 대폭 강화됐다. 경영진 교체의 배경에는 웨원의 주요 수익모델을 둘러싼 논쟁이 버티고 있다.
작가와 작품을 중시해 온 우원후이 쪽은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구독료의 절반을 작가와 나누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반면 지난 2017년 웨원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텐센트 쪽은 웨원의 최대 장점인 작품의 ‘현금화’를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콘텐츠를 무료화해 독자층을 확대하고, 이를 통한 광고 수익 증대와 함께 인기 작품의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한 판권 판매 수입을 향후 주요 수익 모델로 보고 있다.
문제는 경영진 교체 과정에서 웨원 쪽이 소속 작가들에게 “작품의 판권을 웨원 쪽에 조건없이 양도하라”는 내용의 계약서를 강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웨원 쪽이 작가의 동의없이 판권을 판매하고, 판권 수입도 작가에게 배분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작가와 독자의 반발이 거세졌다. ‘아이즈’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는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 “작품의 개념부터,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내 창조물”이라며 “누구도 내 권리를 빼앗아갈 수 없다”고 썼다. “작가의 권리가 보호받을 때에 우리 독자들도 보다 많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한 누리꾼의 댓글에는 ‘좋아요’가 500개 이상 달렸다.
<펑파이>는 “5일 하루 웨원 소속 작가들이 웨이보와 즈후 등의 사이트에 연재 중이던 작품의 업데이트를 중단했으며, ‘5월5일 업데이트 중단절’ 관련 포스팅은 조횟수가 3700만회를 넘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고 전했다. 사태가 커지자 웨원 쪽은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진 소문이 돌고 있다. 작가들과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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