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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중 ‘핑퐁외교’ 징검다리 통역사 지차오주 별세

등록 2020-05-04 18:04수정 2020-05-05 02:05

8살때 미국 이민 하버드대 화학 전공
한국전쟁때 귀국 ‘핵폭탄 개발 돕겠다’
유창한 영어실력에 저우언라이가 발탁
1970년대 미와 국교정상화 때 활약
‘키신저-저우’ ‘닉슨-마오’ 회담 도맡아
1979년 1월28일 미국과 국교 수립 직후 중국 지도자로는 최초로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왼쪽) 주석이 텍사스의 한 로데오 경기장을 방문했을 때 통역사로 수행한 지차오주(오른쪽)가 카우보이 모자를 쒸어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979년 1월28일 미국과 국교 수립 직후 중국 지도자로는 최초로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왼쪽) 주석이 텍사스의 한 로데오 경기장을 방문했을 때 통역사로 수행한 지차오주(오른쪽)가 카우보이 모자를 쒸어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970년대 미-중 국교 정상화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았던 중국 외교관 지차오주가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났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향년 91.

1929년 중국 북부 산시성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지차오주는 중-일전쟁 와중이던 1937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에서 성장했다. 그는 하버드대 화학과 2학년에 다니던 1950년 한국전쟁이 시작되자, 중국의 핵폭탄 개발에 힘을 보태겠다며 돌연 귀국했다. 그는 지난 2008년 펴낸 회고록에서 경제학자이자 공산당원이던 친형 지차오딩의 영향을 받아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실험실로 가지 못했다. 12년에 걸친 미국 생활로 영어에 능통한 그를 눈여겨 본 저우언라이 총리 겸 외교부장이 자신의 통역사 겸 외교관으로 발탁했기 때문이다. 1954년 제네바 회담을 시작으로 저우 총리를 보좌하며 국제무대를 누빈 그는 1970년대 미-중의 ‘핑퐁외교’ 때 중국 지도부의 통역을 전담했다.

그는 헨리 키신저 당시 미 국무장관과 저우 총리의 비밀 회동은 물론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때도 통역을 맡았다. 이어 미-중 국교 정상화 직후인 1979년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의 미국 방문에 동행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지차오주는 미-중 간 문화·정치적 간극을 메우고 양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그는 생의 막바지에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는 모습을 고통스럽게 지켜봤을 것”이라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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