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봄 기운이 완연해진 중국 수도 베이징 중심가에서 가벼운 차림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UPI 연합뉴스
중국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역유입 차단을 위해 국제선 항공편의 수도 베이징 직항 운항을 전면 중단시켰다. 인근 지역에서 검역을 거쳐야 하는 사실상 경유 편으로 운행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각국 항공사의 운항 중단 결정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3일 중국 민용항공국은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이날부터 모든 베이징행 국제선 항공편은 톈진·스좌장·상하이 등 지정된 12개 공항에 먼저 착륙해 검역과 입국 수속을 거쳐야 한다. 검역에서 이상이 없는 승객은 원래 항공편에 탑승해 베이징으로 입경할 수 있지만, 이상증세가 있는 승객과 그 주변 좌석(앞뒤 각 3줄씩 총 7줄 기준) 승객은 현지에서 14일간 지정 격리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출발하는 베이징행 항공편을 운항하는 대한항공(KE)과 아시아나항공(OZ)은 각각 칭다오와 다롄을 경유하게 된다. 또 중국국제항공(CA)과 중국 남방항공(CZ)은 각각 다롄과 선양에서 검역을 거친 뒤 베이징으로 향하게 된다. 경유공항에서 발열 검사를 비롯한 엄격한 격리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평소 2시간 반 남짓 걸리던 서울-베이징 항공편은 최소 10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3일, 25일, 27일 등 이번 주 예정된 항공편만 운항한 뒤 오는 28일부터 서울-베이징 노선 운항을 다음달 25일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쪽은 “경유지인 칭다오에서 7시간 이상 대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객 불편이 심해져 잠정적으로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6일, 28일 베이징행 항공편이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쪽도 잠정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자료를 보면, 한-중 간 항공편 운항 횟수는 코로나19 발병 이전 주당 1204차례에서 지난주 현재 100차례로 약 92% 줄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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