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방호복을 입은 방역요원이 스쿠터를 타고 텅 빈 거리를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입원 당시 발열 증상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확진 당시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증상만 보인 환자 5명 가운데 1명꼴로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에서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조기 진단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중난산 주임 등 중국 호흡기질병국가중점실험실 연구진과 홍콩 중문대 연구진은 지난달 28일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스>에 발표한 임상 연구 결과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11일부터 올 1월29일까지 중국 30개 성급 행정구역 552개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109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입원 당시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을 보인 환자와 중증 환자는 각각 925명과 173명이다.
연구 결과, 확진자 가운데 병원 방문 당시 발열 증상을 보인 환자는 43.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입원 치료 기간엔 확진자의 88.7%가 37.5도 이상의 고열 증상을 보였다. 확진자의 초기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에선 86.2%가 이상 소견을 보였다. 하지만 경증환자 가운데 17.9%는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아, 발열과 컴퓨터 단층촬영 등 임상 증상 만으론 감염 여부를 완벽하게 판별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환자의 기저질환 비율(38.7%)이 경증환자(21%)보다 높았다.
야생동물 접촉력이 있는 환자는 1.9%에 그쳤다. 전체 확진자의 43.9%는 우한 주민이었으며, 우한 이외 지역 확진자 가운데는 우한 방문자(31.3%)를 포함해 우한 주민 접촉자가 72.3%였다. 확진자 평균 나이는 47살이며, 평균 잠복기는 4일이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중국을 둘러본 조사팀의 보고서를 통해 ”병원 내 감염과 확진자 밀접접촉 등을 통한 감염도 있지만, 광둥성과 쓰촨성에선 전체 확진자 1836명 가운데 130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78~85%가 가족 간 전염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