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린 승객들이 1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 부두에서 마스크를 쓴 채 배에서 내려 걸어나오고 있다. 요코하마/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체에 들러붙어 감염시키게 되는지 그 과정을 밝혀줄 ‘코로나 3D 원자 지도’를 만들어 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백신 개발·치료에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흥분했다.
20일 <아에프페>(AFP)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텍사스대학과 미국 국립보건원(NIH) 공동연구팀은 중국 과학자들이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를 연구해 이 바이러스의 핵심 부분인 ‘스파이크 단백질’의 안정적인 샘플을 개발했다. 그 후 이들은 극저온 전자현미경 첨단기술을 사용해, 냉동 상태로 보존된 스파이크 단백질 생체 분자의 3차원 원자구조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게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과학자 제이슨 맥라렌(텍사스대)은 “이 스파이크 단백질은 우리가 사람에게 주입해보고 싶은 항원체”라며 “몸속에 침투해 들어온 실제 바이러스를 발견하면, 이미 주입된 이 단백질이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가 인간 면역체계를 자극해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는 항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팀이 수년간 사스(SARS),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바이러스를 연구해왔고, 이런 경험이 안정적인 스파이크 단백질 유지에 필요한 의료공학 수단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국립보건원은 이 연구팀이 설계한 스파이크 단백질이 코로나19의 잠재적 백신으로 쓰일 수 있는지 시험 중이다. 연구팀은 또 이 스파이크 단백질의 분자구조 지도를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보내 더 증강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안 연구에 나서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미국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벤저민 노이만은 “이번 결과는 가장 중요한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 중 하나의 선명한 구조를 보여준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세포를 발견하고 그 세포에 진입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진정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면역 체계에 탐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용하는 설탕 분자 사슬의 크기와 위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이용된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2017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3명의 과학자가 개발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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