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총파업이 진행된 5일 도심 몽콕 지역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이라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홍콩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가 총파업으로 번진 5일 관제사들의 대거 파업 참여로 항공편 운항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그 여파가 동남아 일대까지 번졌다. 오후 1시께부터 밤늦게까지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가운데 지난달 21일에 이어 또다시 친중파 소행으로 보이는 ‘백색테러’가 벌어져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5일 “20여개 업종에서 50만명가량이 총파업에 참여했다. 특히 홍콩 공항 관제사 3명 가운데 1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공항당국이 230여개 항공편 운항을 취소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행은 물론 대만, 타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일대로 항공편이 무더기로 운항 취소 또는 연착됐다.
이날 총파업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반송중 시위대가 도심 외곽 다이아몬드힐, 라이킹, 포트리스힐 등지에서 이른 아침부터 출근길 지하철 운행을 가로막는 ‘불복종 운동’으로 시작됐다. 시위대가 지하철 승강장과 차량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앉거나 서서 차량 문이 닫히지 못하게 하면서, 오전 한때 일부 노선 운행이 아예 마비되기도 했다. 버스 기사 상당수도 파업에 동참해 시내버스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파업에 참여한 시민과 노동자들은 오후 들어 애드미럴티·몽콕 등 도심 8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열었다. 영화·공연예술 등 예술계 노동자 1600여명은 센트럴 지역에선 따로 집회를 열고 ‘검열·표현의 자유 침해 반대’ 등을 외쳤다. 투엔먼 경찰서에선 경찰의 과잉·폭력진압에 항의하던 시위대가 저녁 8시께 경찰서 쪽문에 불을 댕겼다. 또 타이포타이워 지역에선 ‘반송중’ 시위 발발 이후 처음으로 화염병이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1일 북부 위안랑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대를 노린 ‘백색테러’와 마찬가지로 흰색 셔츠 차림의 괴한들이 시내 노스포인트 지역에서 긴 나무몽둥이를 휘두르며 시위대를 덮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괴한들은 공격을 받은 시위대가 뒤쫓자 인근 한 주택으로 숨어든 뒤 시위대를 향해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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