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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홍콩인 수만명 입법회 포위…경찰과 바리케이드·최루탄 충돌

등록 2019-06-12 17:43수정 2019-06-12 23:13

범죄인 인도조례 항의 수만명 입법회 에워싸고
바리케이드로 도로 봉쇄…2014년 우산혁명 뒤 처음
“조례 철회 없이 봉쇄 안 푼다”…경찰 ‘폭동’ 규정

입법회, 강력 반발에 조례 2차 심의 연기했지만
“20일까지 심의 마치겠다” 강행 의지 여전

범죄인 인도 조례 심의를 저지하겠다고 나선 홍콩 시민 수만명이 12일 입법회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조례 심의를 저지하겠다고 나선 홍콩 시민 수만명이 12일 입법회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시민 수만명이 12일 입법회(홍콩의 국회) 주변을 에워싸고 도로를 차단한 채 경찰과 충돌했다. 입법회는 범죄인 인도 조례 심의를 일단 연기했지만, 시위대는 조례를 철회하지 않으면 포위 시위를 풀지 않을 기세다.

<홍콩 프리 프레스> 등 현지 언론들은 범죄인 인도 조례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 수만명이 이날 정부 청사들이 몰려 있는 애드미럴티 지구의 입법회 건물을 밖에서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2천여명은 전날 밤부터 철야농성을 했다. 날이 밝자 수만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중국 송환 반대”, “중국에 반대한다”고 쓴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시위대는 입법회로 향하는 길에 철제 바리케이드를 놓고, 뜯어낸 보도블록으로 담장을 쌓아 도로를 차단했다. 홍콩에서 도로 봉쇄 시위는 2014년 ‘우산혁명’ 이후 처음이다.

평일임에도 거리로 나선 이들은 사흘 전 ‘100만 행진’에도 당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은 것에 분노를 표출했다. 집단 휴업을 한 소상공인과 하루 휴가를 낸 직장인, 동맹휴업을 한 대학생들, 파업에 나선 교사와 사회복지 노동자 등 각계각층이 거리로 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고, 일부 시민들은 돌과 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이번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경찰은 일부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도로 봉쇄로 일부 버스노선 운행이 중단되고, 지하철은 한때 애드미럴티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홍콩 경찰이 12일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12일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독립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해산당한 홍콩민족당의 찬호틴 의장은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오전 10시께 현장에 도착했는데 시위 지도부도 없고 구체적 행동 계획도 없었다. 대중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물과 음식, 우산을 제공하는 자원활동에 나선 한 대학생은 “(시위 참여는) 홍콩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당연한 의무다. 여기 모인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며 “조례를 철회하지 않으면 도로 봉쇄를 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애초 입법회는 이날 오전 개회해 범죄인 인도 조례안 2차 심의를 할 계획이었지만 시위대가 입법회 건물을 봉쇄하자 심의를 연기했다. 2차 심의 뒤 곧바로 3차 심의 및 표결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앤드루 렁 입법회 주석(의장)은 “심의·토론에 66시간을 배정하겠다”고 했다. 렁 주석은 그러나 통상 수·목요일에만 개회하는 입법회를 이번주 금요일과 다음주 월·화요일에도 열어 20일까지 심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캐리 람 행정장관 쪽은 “11일 낮 행정장관 집무실 등으로 여러 통의 전화가 걸려와 ‘24시간 안에 조례안을 철회하고 자진 사임하지 않으면 람 장관과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람 장관은 입법회와 정부 청사 등이 봉쇄된 이날 오후 공개 일정을 취소했다.

각계의 시위 참여 열기 속에 가톨릭 홍콩교구는 기관지를 통해 “정부과 시민 모두 모두 냉정을 유지하고, 공정하고 합법적인 해법을 평화적 방법으로 찾아야 한다. 정부는 법조계와 대중의 우려가 모두 해소되기 전까지 조례 통과를 서두르지 말라”고 요구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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