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중롄호텔에서 압록강 철교를 내려다본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27~28일 베트남 하노이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본격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단둥 지역에 이상 정황이 포착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둥 압록강변 중롄호텔 관계자는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예약 상황과 관련해 “22일은 시내쪽 방이 하나 있고, 23일은 예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이 호텔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시 당국으로부터 23일은 숙박 손님을 받지 말라는 통지가 있었다”며 “23일 밤 다시 24일 이후에 대한 통지가 있을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중롄호텔은 압록강 위로 단둥~신의주 구간 국제열차가 지나는 중조우의교가 내려다보이는 호텔로, 지난해 3월과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예약이 통제됐던 곳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로 이동하면서 열차를 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7일에는 김 위원장의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일행을 이끌고 베트남-중국 접경지대인 랑선성 동당역을 방문한 것이 일본 매체에 포착된 바 있다. 이들은 역 일대의 안전·보안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평소처럼 시속 60㎞의 속도로 움직일 경우, 평양~동당역 구간(4000㎞)은 사흘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
평양~베이징~하노이로 이어지는 철도는 같은 궤도로 연결돼 있어,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하노이를 방문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1958년 베트남 방문 당시 중국 내 구간은 열차로 이동한 뒤 광둥성 광저우에서 하노이까지 구간을 항공기로 이동했다. 1964년 2차 방문 때는 중국의 전용기를 빌려 타고 평양을 출발해 중국 내 몇몇 도시를 거쳐 하노이로 이동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