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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대학들 마르크스주의 모임 단속 바람, 왜?

등록 2018-11-04 17:44수정 2018-11-04 20:45

난징대 마르크스주의 학습 시위 ‘무력 진압’
노사갈등 현장 ‘노동자 지원’ 나선 탓인 듯
중국공산당 ‘사회주의 모자라다’ 지적 직면
난징대 ‘마르크스주의 열독 연구회’ 소속 학생이 1일 학생들 앞에서 서기 면담 등을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난징대 ‘마르크스주의 열독 연구회’ 소속 학생이 1일 학생들 앞에서 서기 면담 등을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우리는 마르크스주의를 선전하고 싶은 것뿐이고 시진핑 총서기의 부름을 따랐을 뿐이다. 왜 학교는 우리를 이렇게 대하는가!”

지난 1일 저녁 중국 장쑤성 난징대 ‘마르크스주의 열독 연구회’ 소속 학생이 학교에 항의하면서 한 연설의 일부다. 앞서 정오께에는 연구회 학생 몇명이 이 대학 후진보 서기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시위를 했다. 5년 전 창립돼 철학과 부속 모임으로 활동해온 이 연구회가 지난 9월 새 학기부터 철학과의 등록 갱신 거부로 ‘미등록 단체’가 된 데 대한 항의다.

에스엔에스(SNS)에 올라온 당시 동영상을 보면, 학생 100여명 앞에서 연설하던 연구회 학생들은 대학 본부로 이동했다가 사복 차림의 사람들에게 제압당한다. 제복을 입은 이들이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낀 채 지켜보고, 학생들은 끌려가면서 “폭력 진압이다! 경찰이 사람을 때린다!”고 소리쳤다. 연구회 쪽은 회원들이 부상을 입고 펼침막과 전단지가 훼손당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사복’이 치안 당국 관계자들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난징대를 비롯한 중국 대학의 마르크스주의 학습 모임이 탄압을 받는 것은 지난 5월부터 독립 노조 결성 문제로 노사 갈등이 이어져온 ‘자스(제이식) 사태’와 관련됐다는 시각이 많다. 베이징대, 인민대, 난징대 등 명문대들의 마르크스 학습 모임 학생들은 7~8월 방학 기간에 광둥성 후이저우의 용접기 제조업체 자스를 찾아가 노동자 시위에 동참하면서 ‘노동자 권익 보호’ 등 구호를 외쳤다. 8월24일 경찰은 숙소를 급습해 학생 50여명을 끌고가며 이들을 해산시켰다. 이후 베이징대 마르크스주의 학회가 지도교수를 구하지 못해 정식 등록을 못하는 등 각 대학 마르크스 학습 모임이 와해되고 있다.

중국에서 마르크스주의가 탄압 받는 듯한 풍경은 모순돼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5월 카를 마르크스 탄생 200돌 기념식에서 “마르크스주의는 당·국가 지도 사상으로 사상적 무기를 제공하고 중국을 낡은 동방대국에서 인류사상 일찍이 없던 발전의 기적을 이루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젊은이들이 서구 자본주의 사상에 물드는 것을 주로 경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빈부 격차 등 사회 모순이 심화되자 ‘젊은 좌파’ 내지 ‘신좌익’이 좌경적 주장과 요구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시사평론가 장리판은 <한겨레>에 “중국공산당은 애초 좌익이었지만 이제는 기득권 수호를 위해 우익 및 극우 성향을 보인다. 그러면서 애초의 좌익 경험을 십분 활용해 신좌익 출현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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